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나면 “공복 혈당이 높아요”, “당뇨 조심하세요” 같은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혈당과 당뇨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특히 “혈당이 높다 = 당뇨다”라는 착각은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오해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이 헷갈리는 두 단어, 혈당과 당뇨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혈당과 당뇨의 차이점?

혈당과 당뇨의 차이점은 간단합니다. 먼저 혈당이란 말 그대로 우리 몸속 혈액에 녹아 있는 포도당(Glucose)의 농도를 의미합니다. 즉, 숫자입니다. 마치 체온이 36.5도, 혈압이 120/80인 것처럼, 혈당도 단순한 수치일 뿐입니다. 혈당 수치는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며, 식사 직후에는 당연히 올라가고 공복 상태에서는 낮아집니다.
반면 당뇨는 혈당이라는 숫자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높은 혈당 상태가 유지되는 ‘질병’이 바로 당뇨입니다. 의학적으로는 당뇨병이라 하며, 이는 단순히 수치가 높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 몸이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고 ‘공복 혈당 110’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당뇨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당뇨 전단계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dL 이상일 때 진단됩니다. 단지 한번 높게 나왔다고 해서 바로 당뇨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차례 반복된 검사,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구당부하검사(OGTT)를 통해 확진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혈당과 당뇨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2. 혈당은 왜 높아지는거야?

그렇다면 왜 혈당이 높아지는 것일까요? 그 핵심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에 있습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며, 혈당이 높아졌을 때 세포 속으로 당을 밀어 넣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혈당은 점점 높아지고 결국 당뇨병으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당뇨병은 종류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1형 당뇨와 2형 당뇨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형 당뇨는 주로 소아나 청소년에게 생기며, 인슐린 자체가 거의 분비되지 않는 병입니다. 반면 2형 당뇨는 성인에게 흔하며,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가 됩니다. 요즘처럼 고열량 음식과 좌식 생활이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2형 당뇨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혈당이 높다고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당뇨를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공복 혈당이 140 이상, 식후 혈당이 200을 넘어도 피로감, 구강 건조, 시야 흐림 외에는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몸속에서는 이미 다양한 합병증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당뇨병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병증, 당뇨병 신경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등이 있습니다. 특히 당뇨는 실명과 투석이라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혈당 수치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혈당과 당뇨의 차이점이 있다면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혈당이 높지만 당뇨는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생활습관을 통해 당뇨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운동은 인슐린의 민감도를 높여주고, 체중 감량은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줍니다. 식단 관리 또한 필수이며, 단순 당류(설탕, 음료수, 과자 등)는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복합 탄수화물(잡곡밥, 고구마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는 혈당을 올립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간에서 포도당을 만드는 호르몬이라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입니다.
당뇨병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특히 2형 당뇨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조절 가능하고, 심지어 정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계열의 경구 혈당강하제, 주 1회 인슐린, GLP-1 유사체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치료의 희망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혈당 수치만 보고 판단하지 말 것입니다. 수치 이면의 맥락과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 전반의 패턴을 함께 살펴야 진정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혈당이 높다’는 건 단순한 신호일 뿐, 그것이 ‘당뇨’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신호를 무시한다면 당뇨는 언젠가 현실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읽는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위 “혈당과 당뇨의 차이점이 어떻게 될까요?” 포스팅은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 제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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