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고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면 누구나 겁부터 납니다. “이걸 내가 매일 해야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그러나 올바르게 알고 준비하면, 인슐린 주사는 혈당을 가장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오늘은 인슐린 주사의 종류부터 보관법, 주사 부위, 사용 시 주의사항까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1. 인슐린 주사는 왜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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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부족이나 비효율적인 작용으로 인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병입니다. 제1형 당뇨병은 몸에서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외부에서 주사로 공급해줘야 합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있어도 잘 작동하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구약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인슐린 주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 수는 계속 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미국 당뇨병학회(ADA)를 비롯한 여러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인슐린 외에도 주사제로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등)가 1차 치료로 권고되면서, 당뇨 주사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들이 “인슐린을 맞기 시작하면 끝이다”, “주사는 무섭고 아프다”라는 오해 때문에 치료를 망설입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인식입니다. 오히려 인슐린은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빠르게 혈당을 조절해주는 확실한 치료법입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해두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2. 인슐린 주사 종류, 당신에게 맞는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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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은 작용 시간에 따라 크게 5가지로 나뉩니다.
- 초속효성(insulin lispro, aspart 등)
- 속효성(regular insulin)
- 중간형(NPH 등)
- 지속형(insulin glargine, degludec 등)
- 혼합형(pre-mixed insulin)
기본적으로 사람의 몸도 식사 전후나 공복 상태에 따라 인슐린이 다르게 분비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넣는 인슐린도 상황에 맞게 작용 시간이 다른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혼합형 인슐린은 아침, 저녁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주사 횟수를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 많이 사용됩니다.
당뇨병 치료는 맞춤형입니다. 어떤 인슐린을 쓰느냐는 혈당 패턴, 식사 습관, 생활 방식, 나이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과 상담을 거쳐야 합니다.
3. 인슐린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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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은 생물학적 제제이기 때문에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 개봉 전에는 반드시 냉장보관(2~8℃)
- 개봉 후에는 실온 보관(직사광선 피함)
- 사용 기간은 대체로 실온에서 4주, 일부 제품은 6~8주까지 가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입니다. 인슐린이 한 번 얼면 효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 시에도 휴대용 쿨러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인슐린 주사 부위
많은 분들이 주사라는 단어만 듣고 겁부터 내지만, 실제로 인슐린 주사 방법은 피부 아래 지방층(피하)에 주사하는 것으로 혈관을 찌르는 것보다 훨씬 통증이 적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부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배꼽 주변 5cm 바깥쪽
- 팔의 바깥쪽 상완
- 허벅지 바깥쪽
- 엉덩이 윗부분
흡수 속도는 배 > 팔 > 허벅지 > 엉덩이 순이므로, 식사와의 간격, 주사하는 인슐린의 종류에 따라 부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한 부위만 계속 찌르지 말고, 매번 부위를 바꾸는 것입니다. 동일 부위를 반복하면 지방이 뭉치거나 패이는 지방이상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부위는 최소 한 달 간격을 두고 다시 주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주사기나 펜형 인슐린은 제조사마다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사 전 약이 너무 차갑지 않게 실온에서 20~30분 둡니다.
- 바늘은 반드시 1회용으로 사용하고, 재사용하지 않습니다.
- 바늘은 사용할 때마다 새로 교체하고, 주사 후 바로 폐기합니다.
5. 인슐린 주사 부작용, 어떻게 대처하나요?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부작용은 저혈당증(Hypoglycemia)입니다. 증상으로는 손떨림, 식은땀, 현기증, 두근거림, 심한 경우 실신이나 경련까지도 올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사탕, 주스, 설탕물 등 당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15분 뒤에 다시 혈당을 확인하여 회복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의식을 잃은 경우라면 응급실로 바로 이송해야 하며, 글루카곤 주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경우 인슐린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갑작스럽게 식사를 거를 때
- 운동량이 늘었을 때
- 다른 약물(예: 스테로이드, 경구피임약, 와파린 등)을 복용할 때
꼭 기억하세요.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 중인 모든 약을 알리는 것, 그리고 몸 상태가 달라졌을 때 인슐린 용량 조절을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인슐린은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많은 당뇨 환자들이 인슐린을 시작하는 것을 ‘패배’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입니다. 인슐린 치료는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고 합병증을 막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인슐린은 무섭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으며, 오히려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하루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인슐린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당뇨병은 결코 당신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새로운 당뇨 주사 치료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위 “인슐린 주사 완전 정복!” 포스팅은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 제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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