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저번 글에서는 혈당지수(GI)와 혈당부하(GL)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간과하는 건강 적신호, 바로 ‘혈당 스파이크’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단 것을 먹고 난 뒤 느끼는 피곤함이나 졸림이 전부가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무서운 질병들과의 연관성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혈당 스파이크란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인슐린 반응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데서 비롯되며, 특히 단순당이나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자주 발생합니다.

미국당뇨병협회(ADA)에서는 혈당 스파이크가 당뇨병 초기 징후일 수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혈당 스파이크 기준에 대한 의학적으로 공식화 것은 없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식후 고혈당(postprandial hyperglycemia)으로 표현되며 식후 1~2시간 사이 혈당이 140mg/dL 를 초과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혈당 스파이크 증상과 문제점

혈당 스파이크는 단순히 일시적인 혈당 상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곳곳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만성적인 피로감입니다. 혈당이 갑자기 상승하면 우리 몸은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을 급격히 분비하게 되는데, 이때 인슐린이 과다하게 작용하면 오히려 혈당이 너무 낮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게 만들고, 단순한 졸림이나 나른함이 아닌 ‘에너지 고갈’ 상태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졸음, 집중력 저하, 무기력함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흔히 나타나는 증상는 식욕의 폭발적인 증가입니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뇌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다시 에너지원, 즉 당분을 섭취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우리는 단 음식, 정제된 탄수화물에 대한 강한 갈망을 느끼게 되고, 이는 과식과 폭식을 유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체중 증가로 이어지며, 비만과 관련된 각종 대사 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인지력 저하와 집중력 장애는 혈당 스파이크의 주요한 증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아침 식사에서 시리얼이나 달달한 커피 음료 등을 섭취할 경우, 오전 내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업무나 학업의 효율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혈당이 떨어질 때 뇌세포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며, 학습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혈당 스파이크는 반복될수록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는 우리 몸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게 되는 상태로, 결국 혈당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게 되고, 췌장은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한 번 높아진 인슐린 저항성은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또한 증가합니다. 높은 혈당 수치는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며, 이는 장기적으로 동맥경화의 진행을 가속화시킵니다. 이로 인해 고혈압,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이미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혈당 스파이크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혈당이 자주 급등하는 상황은 피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체내 염증 수치가 올라가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나 각종 피부 트러블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가려움증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미용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 몸이 염증 반응에 노출되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혈당 스파이크는 당뇨병 전단계의 진행을 가속화시킵니다. 평소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심하기 쉽지만, 식후 1~2시간 이내 혈당 수치가 140 ~ 180mg/dL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 당뇨병 전단계일 수 있으며, 이 상태를 방치하면 빠른 시간 내에 실제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력이나 비만, 운동 부족 등의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면 혈당 스파이크는 더 경계해야 할 신호입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법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음식들은 우리 일상 속에 너무도 흔하게 존재합니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한 식단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주범입니다. 대표적으로 흰쌀밥과 흰빵은 섬유소가 거의 제거된 상태의 탄수화물로, 섭취 후 빠르게 소화되면서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끌어올립니다. 섬유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위에서 머무는 시간도 짧고, 이에 따라 혈당지수(GI)가 매우 높습니다. 이는 식사 직후 혈당을 롤러코스터처럼 급등시켜 몸에 부담을 주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설탕 함유 음료들도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달달한 커피 음료 등은 GI 수치가 7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며, 섭취 후 15분 이내에 혈당이 빠르게 상승합니다. 이러한 급속한 혈당 상승은 인슐린의 과다 분비를 유도하며, 이어지는 급격한 혈당 저하로 인해 다시 당분이 당기고, 결국 반복적인 과식을 유도하게 됩니다.

패스트푸드 역시 혈당 관리에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식품입니다. 햄버거나 감자튀김처럼 고지방과 고탄수화물이 결합된 음식은 인슐린 반응을 교란시키며, 혈당 스파이크뿐 아니라 체내 지방 축적까지 촉진합니다. 이로 인해 복부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도 높아지게 됩니다.

한편, 건강식으로 착각하기 쉬운 시리얼과 에너지바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겉보기에는 곡물로 만들어졌고 영양소가 많아 보이지만, 많은 제품들이 설탕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GI 수치가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일부 시리얼은 콜라 한 캔과 맞먹는 수준의 당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아침 식사로 섭취할 경우 하루의 시작부터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셈이 되어, 오전 시간 내내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도 과다 섭취 시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나나, 망고, 포도처럼 당도가 높은 과일은 다량 섭취 시 자연 당이라 할지라도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으며, 이는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합니다. 따라서 과일 섭취 시에도 적당한 양을 유지하고, 가능한 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예: 베리류, 사과 껍질째 섭취)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위 요붕증 당뇨 포스팅은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 제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