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저번 글에서는 저혈당 쇼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두 질환, 바로 요붕증 당뇨 두 질환에 대해서 말씀드려고 합니다. 소변을 자주 본다고 무조건 당뇨일까요? 혹시, 전혀 다른 병인 요붕증일 수도 있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원인도 치료도 완전히 다른 이 두 질환의 차이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비슷한 이름, 다른 질병. 요붕증 당뇨

우선, 많은 분들이 ‘당뇨병’과 ‘요붕증’이 같은 종류의 질환이라고 착각하는 이유는 이 두 질병 모두 ‘Diabetes’라는 단어를 이름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단지 ‘소변이 많다(다뇨)’는 증상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이지, 원인이나 치료가 같다는 뜻이 아닙니다.
- Diabetes Mellitus: ‘달콤한 소변’이라는 뜻입니다. 혈당이 높아져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상태이죠.
- Diabetes Insipidus: ‘맛없는 소변’이라는 뜻입니다. 소변에 당은 없고, 물만 빠져나가며 소변이 매우 묽습니다.
즉, 두 질환은 단순히 ‘소변이 많다’는 공통된 증상을 가졌을 뿐,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발생합니다.
2. 요붕증 당뇨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이 표에서 보듯이, 두 질병은 겉보기에 비슷하지만 소변의 상태, 혈당의 변화,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당뇨병은 주로 췌장의 문제, 요붕증은 뇌 또는 신장의 문제로 발생하며, 치료도 서로 정반대 방향을 향합니다.
3. 같은 증상 다른 병.

두 질병은 모두 다뇨(polyuria)와 갈증(polydipsia)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증상만 보고 자가 진단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붕증 환자가 밤에도 여러 번 깰 정도로 소변을 자주 보고, 하루 4리터 이상의 소변을 배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환자가 단순히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보다” 혹은 “당뇨일지도 모르겠다”며 병원을 찾지 않으면, 심각한 탈수나 저나트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다음과 같은 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 소변 삼투압 검사
- 혈청 나트륨 및 삼투압 측정
- 수분 제한검사(Water Deprivation Test)
- 혈당 검사
혈당이 높으면 당뇨병 쪽, 소변이 지나치게 묽고 혈당이 정상이면서 수분제한에도 소변이 농축되지 않으면 요붕증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요붕증 당뇨 같이 올 수 있나요?
매우 드물지만, 동시에 두 질환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가능합니다:
-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이 뇌염, 뇌수술 등을 겪은 뒤 중추성 요붕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혹은 장기간 리튬 약물을 복용한 조울증 환자에게서 당뇨병과 신성 요붕증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환자는 하루 수차례 화장실에 가고,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으며, 혈당도 조절되지 않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력, 약물 복용 여부, 가족력 등 다각적 정보가 필요합니다.
5. ‘소변이 많다’는 신호,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요붕증은 희귀 질환이지만, 무증상 당뇨병 환자보다 빠르게 발견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증상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요붕증 검사를 꼭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 물을 하루 5L 이상 마시는데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 밤에도 2~3번 이상 화장실에 간다
- 소변 색이 맑고 무색에 가깝다
-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체중이 줄고 있다
- 병원에서 혈당은 정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증상들이 있다면, ‘나는 당뇨가 아니니 괜찮다’고 안심하지 말고, 요붕증 감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 요붕증 당뇨 포스팅은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 제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