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천식 검사 어디서 받을지에 대해서 포스팅 하였습니다. 오늘은 최근 발표된 국내 천식 유병률과 천식 사망률 변화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해보려 합니다. 14년 동안 천식은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떠올랐습니다.

1. 고령화와 천식

한국은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만성질환이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천식입니다.

단순히 기침이나 호흡곤란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분석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02년 천식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1.6%였으나, 2015년에는 2.2%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14년간 약 1.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단순한 숫자 상승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천식 환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은 38.7%에서 44.1%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노화에 따른 기도 민감성 증가, 면역 반응 변화, 만성질환 중복 등과 연관이 있으며, 천식이 단순히 소아 질환이라는 오래된 인식이 깨져야 할 시점임을 암시합니다.

2. 중증 천식: 천식 사망률의 급상승을 이끄는 주범

“Cough” by tom chandler is licensed under CC BY-SA 2.0.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천식 중에서도 ‘중증 천식(Severe Asthma)’ 환자의 급증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천식 환자보다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상이 악화되며, 때로는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2002년 전체 천식 환자 중 중증 환자의 비율은 3.5%였지만, 2015년에는 6.1%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들 중 60% 이상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었습니다.

또한 천식으로 인한 사망은 2003년 10만 명당 16.2명 → 2015년 28.0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천식 사망률 역시 중증 천식 환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반 천식 환자보다 중증 천식 환자에서의 천식 사망률이 최대 9배 이상 높았다는 결과는,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의 위협 요인으로 천식을 다시 바라봐야 함을 뜻합니다.

3. 비용 폭탄: 천식으로 인한 의료비 5배 증가

천식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2002년 약 2억 1,400만 달러였던 천식 관련 의료비는 2015년 10억 1,900만 달러로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 외래 진료 횟수, 입원일수, 약물 사용 등 모든 지표에서 일반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지출의 상당 부분은 바로 고령층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뿐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부담, 가족의 간병 스트레스까지 함께 증가시키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4. 치료의 한계와 정책의 부재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여전히 비권장 약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흡입형 스테로이드(ICS)와 장기지속형 베타작용제(LABA)의 병용 치료가 가장 추천되지만, 여전히 경구 스테로이드나 자산틴(xanthine)이 과도하게 처방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령 환자들의 흡입제 기피,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천식 관리에 대한 교육 부족, 정책적 유인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는 천식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시스템 부재라는 이중 장애물에 가로막혀 있는 셈입니다.


위 천식 사망률 포스팅은 AAIR에 개제된 Increasing Prevalence and Mortality of Asthma With Age in Korea, 2002–2015: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