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임신은 여성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기대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여정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임신성 당뇨’입니다. 오늘은 임신성 당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임신성 당뇨 가이드라인

임신성 당뇨란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GDM)은 말 그대로 임신 중 처음 발견된 고혈당 상태를 의미합니다. 평소 당뇨병이 없던 여성도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하는 여성 6명 중 1명꼴로 이 질환을 겪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도 유병률이 7.5%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혈당 상승은 임신 24~28주 사이에 주로 발생하며,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장기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임신성 당뇨의 원인

임신성 당뇨 원인은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임신성 당뇨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임신성 당뇨 원인 중 하나는 호르몬의 변화입니다.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중 일부 호르몬은 인슐린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호르몬은 태아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산모의 혈당을 높여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킵니다. 그 결과, 평소보다 인슐린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며, 이 과정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혈당 조절에 실패하면서 GDM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 후반기로 갈수록 인슐린 저항성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태아에게 보다 많은 영양분과 포도당을 공급하려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산모의 췌장이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당뇨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특히 이 현상은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이 시기에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임신성 당뇨는 개인의 체질적 요인과 생활습관, 과거 병력 등 여러 외부 요인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만한 상태로 임신을 시작한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이미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GDM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임신성 당뇨 진단

출처 : 임신성 당뇨병의 진단 및 혈당 조절, 오태정 외 1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과학교실

임신성 당뇨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혈당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현재 GDM의 진단에는 두 가지 주요 방식이 존재하며, 각각의 방식은 진단 기준과 절차에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소개할 방법은 ‘One-Step 방식’으로, 국제임신당뇨병연구그룹(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iabetes in Pregnancy Study Group, IADPSG)에서 제시한 기준입니다. 이 방법은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에 8시간 이상 금식 후 75g의 포도당 용액을 섭취하고, 공복 혈당과 섭취 후 1시간 및 2시간 후의 혈당 수치를 측정합니다. 이때 공복 혈당이 92mg/dL 이상이거나, 1시간 후 180mg/dL 이상, 또는 2시간 후 153mg/dL 이상 중 하나라도 초과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검사 한 번으로 진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간편하지만, 진단율이 높아져 불필요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Two-Step 방식’으로, 주로 미국과 한국 등에서 널리 활용되는 Carpenter–Coustan 기준에 기반한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먼저 50g 포도당 용액을 섭취한 뒤 1시간 후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이 수치가 140mg/dL 이상일 경우 100g 포도당을 이용한 3시간 경구당부하검사를 추가로 시행합니다. 100g 검사에서는 공복 혈당이 95mg/dL 이상, 1시간 후 180mg/dL 이상, 2시간 후 155mg/dL 이상, 3시간 후 140mg/dL 이상 중 두 개 이상을 초과할 경우 임신성 당뇨로 진단합니다. 이 방식은 비교적 보수적인 접근으로, 진단율은 낮지만 과잉 진단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진단 방법 모두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산모의 건강 상태와 병원의 진료 방침, 의료 자원의 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특히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IADPSG 기준을 적용할 경우, 기존의 Carpenter–Coustan 기준에 비해 임신성 당뇨 진단율이 약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보다 많은 산모가 진단을 받고 조기 관리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에 따른 의료 시스템의 부담 또한 고려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임신성 당뇨의 혈당 조절

출처 : 임신성 당뇨병의 진단 및 혈당 조절, 오태정 외 1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과학교실

임신성 당뇨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혈당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목표 혈당 수치입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목표 혈당은 공복 시 95mg/dL 미만이어야 하며, 식사 후 1시간 혈당은 140mg/dL 미만, 식사 후 2시간 혈당은 120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고, 고혈당으로 인한 주산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치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자가 혈당 측정입니다. 임신성 당뇨를 진단받은 산모는 매일 최소 4회 이상 혈당을 측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침 공복 혈당을 측정한 후, 하루 세 끼 식사 후 1시간 또는 2시간 후 혈당을 각각 체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혈당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식습관이나 운동, 약물 치료 등의 조절 필요성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도 일부 사용되고 있으나, 임신성 당뇨에서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자가 혈당 측정법이 표준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CGM은 고혈당이나 저혈당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산모의 주산기 건강 결과를 향상시킨다는 충분한 임상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손끝 혈액을 이용한 자가 혈당 측정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방법으로 간주되며, 의료진의 지도 아래 지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임신성 당뇨 치료 방법

GDM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식사 요법, 운동 요법, 그리고 필요 시 약물 치료가 유기적으로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식사요법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치료 수단입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므로, 하루 세 끼의 식사와 2~3회의 간식을 균형 있게 분산하여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전체 섭취 열량의 약 50%는 복합 탄수화물로 구성하는 것이 권장되며, 정제된 단순당이나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비만 산모의 경우에는 하루 총 섭취 열량을 체중 1kg당 25kcal로 제한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영양 조절은 반드시 당뇨병 교육을 받은 전문 영양사의 지도하에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요법 또한 GDM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산과적 금기가 없다면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식후 10~15분 정도 걷는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실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는 하루 30분씩 주 5일 정도의 운동량에 해당하며, 산모의 컨디션에 맞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인슐린이 GDM의 1차 치료제로 권장되고 있으며, 이는 안전성과 효과가 모두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메트포르민 같은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치료 실패율이 높고,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일선 진료 현장에서는 보조적 또는 제한적으로만 사용됩니다. 인슐린 치료는 산모의 혈당 패턴에 따라 개별적으로 설계됩니다. 예를 들어 공복 혈당이 높다면 취침 전 기저 인슐린을, 식후 혈당이 높다면 식사 직전 속효성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 여러 번 인슐린을 나누어 투여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경우 출산과 함께 인슐린 치료는 중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산 이후에도 혈당 관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의료진의 지도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 포스팅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당서울대학교 병원 내과학교실의 오태정 교수님의 “임신성 당뇨병의 진단 및 혈당 조절”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