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이 발명된 이후 매독(Syphilis)은 구시대적 질병으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사실 요즘에도 활발히 증가하고 있는 전염병입니다. 이런 증가세는 바로 데이팅 앱, 불법 성매매, 해외 유입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것인데, 하지만 이 질병은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수치심이나 편견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병원에 가기보다도 조용히 스마트폰을 열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네이버 지식인, 블로그, 유튜브를 찾아보며, ‘이거 이거는 매독하고 비슷한거 같은데? 혹은 ‘이거 이거는 매독하고 다른 거 같아’ 하며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지만, 인터넷에는 정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불안을 조장하는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독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병이지만, 방치하면 전신으로 퍼져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매독이란 어떤 병인지, 증상과 감염 경로는 무엇인지, 그리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매독(Syphilis)이란 무엇인가요?

“Treponema pallidum (Syphilis Bacteria), Electron Microscope Image”
by NIAID, via Wikimedia Commons, [CC BY 2.0]

매독(Syphilis)은 Treponema pallidum이라는 나선형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성병입니다. 이 세균은 광학현미경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암시야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 가능합니다.

전염경로는 질이나 입, 항문을 통한 모든 성접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감염된 사람의 피부나 입안, 성기 등에 생긴 상처들과 접촉만으로도 옮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신 중인 산모가 매독에 걸린 경우에는 뱃속의 아기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단계마다 다른 얼굴 – 증상으로 알아보는 진행 과정

1기

매독은 감염 후 약 3주(10~90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으며, 감염 부위에 ‘경성하감’이라고 부르는 통증이 없는 단단한 궤양이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1개의 궤양이 나타나나 10~30% 정도에서는 2개 이상의 궤양이 발생합니다.

이 궤양은 경계가 뚜렷하고 단단하며 손으로 만지면 마치 동전처럼 탄탄한 느낌이 듭니다. 궤양의 중심부분은 움푹 패여 있고, 테두리는 붉고 매끄럽게 올라와 있으며 통증이 없는데, 간혹 궤양 주변의 림프절이 부어오르기도 합니다. 또한 부어오른 림프절 역시 통증이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궤양을 인지하지 못하며 대개 3~6주 후에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궤양이 사라졌다고 해서 치료가 된 것은 아니고 이 시점에 매독균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다음 단계로 진행됩니다.

경성하감(chancre) 호발 부위

궤양이 생기는 위치에 대해 말씀드리면 남성의 경우에는 음경 귀두, 포피 안쪽, 요도 입구 등에서 가장 흔하게 생기며, 여성의 경우에는 대음순, 소음순, 질 입구, 질 안쪽, 자궁 경부 등에서 호발합니다.

항문의 경우에는 주로 동성 성관계자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항문 외부 또는 내부에 발생하고 통증이 없어 치핵과 혼동하기도 합니다. 또한 구강 성교 시에도 입술 가장자리나 혀 밑, 입 천장에 궤양이 생깁니다. 입병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증상 차이

남성여성
위치음경 귀두, 포피, 요도 입구 등질 입구, 질 내부, 자궁경부, 외음부 등
모양경계가 둥글고 단단하며 중앙이 오목한 궤양외음부라면 남성과 유사 / 질 안쪽은 보이지 않음
촉감딱딱하고 통증 없음내부는 인지 불가, 외음부는 간혹 쓰라림 동반
주변 변화사타구니 림프절 비대(무통성)림프절 비대가 느껴지기도, 전신 반응은 드묾
자각 가능성높음 (외부 노출 부위)낮음 (내부 발생 많음)


(남자 매독 증상 사진과 여자 매독 증상 사진을 첨부하여 올립니다.)

“Chancre (Primary Syphilitic Lesion)” by CDC/M. Rein, VD, via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Primary vulvar chancre” by CDC , via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2기

1기에 나타났던 경성하감이 사라진 후 감염된 사람은 겉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 이후 수 주에서 수 개월의 잠복기를 거친 후 전염력이 가장 높은 2기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전신에 발생하는 피부 발진으로 발진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먼저 나타나며 이는 다른 전염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매우 특징적인 소견입니다.

발진은 붉거나 갈색을 띠고, 융기되지 않은 편평한 반점(patch) 혹은 오돌토돌한 구진(papule)의 형태로 나타나며 가렵지도 않고 통증도 없는 경우가 많아 피부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Secondary Syphilis: Keratotic Lesions on Palms”
CDC / Robert Sumpter via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그러나 이 발진은 이후 몸통, 팔, 다리, 심지어 얼굴과 두피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피부 이외에도 입안, 혀, 생식기 주변에도 병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입안이나 질, 항문, 점막에 나타나는 점막반(mucous patch)는 전파력이 높은 곳으로 아주 작은 상처에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피부 발진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장 흔한 것으로는 미열, 인후통, 전신 쇠약감, 근육통, 두통 등이 있으며 감기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목 주변이나 사타구니의 림프절이 커질 수 있는데, 림프절이 단단하고 커지긴 하지만 아프지 않기 때문에 이 증상 역시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물게 탈모가 일어나는 경우는 패치성 탈모라고 하여 마치 벌레가 먹은 듯 머리카락이 드문드문 빠지는 형태(moth-eaten alopecia)로 나타나는데, 이 역시 많은 사람들이 단순 탈모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oth-eaten alopecia in secondary syphilis”
by Jianjun Qiao & Hong Fang, via CMAJ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Public Domain
Source: CMAJ. 2013 Jan 8;185(1):61. doi: 10.1503/cmaj.120229


2기 증상은 일반적으로 수 주에서 수 개월 지속되며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1기와 마찬가지로 회복된 것이 아니고 다음 단계인 ‘잠복기 (latent syphili)라는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수 년 후에 3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잠복기

잠복기는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임상적인 증상이 전혀 없는 시기를 말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혈액검사 상에서는 여전히 매독 양성 증상이 나오며, 이 시기는 수 개월에서 수 년까지 매우 다양하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잠복기는 조기 잠복기와 후기 잠복기로 나뉘는데 조기 잠복기는 감염된 지 1년 이내의 상태를 말하며, 25% 환자는 2기 증상이 재발할 수 있고, 이 시기에는 여전히 전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기 잠복기는 감염된 지 1년이 지난 이후로, 이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전염력이 매우 낮아지지만 3기로 진행될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3기

3기는 감염 후 수년에서 수십 년이 지난 뒤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3기는 크게 세 가지 임상 형태로 나뉠 수 있는데 고무종, 심혈관계, 신경 매독입니다.

1. 고무종 매독 (Gummatous Syphilis)

“Bust of a patient with tertiary (gummatous) syphilis”
by AxelBoldt, via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고무종(gumma)라는 말은 고무처럼 말랑말랑하고 울퉁불퉁한 덩어리를 말하는데, 이 덩어리는 피부, 뼈, 근육, 간, 신지어 내부 장기에도 발생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피부 밑이나 근육에 생기는 종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독균에 의한 조직 파괴이며 시간이 지나면 고름을 만들기도 하고 터지며 흉터를 남깁니다.

가장 많이 침범하는 장기는 간, 뼈, 피부인데, 눈에 보이기에는 가장 무섭게 생긴 종류이지만 다행히도 치료에는 반응이 가장 좋은 종류입니다.

2. 심혈관계 매독 (Cardiovascular Syphilis)

매독균은 대동맥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파괴합니다. 이로 인하여 대동맥 벽이 얇아져 부풀엉 오르는 대동맥류, 심장 기능 저하와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심장 판막 손상, 심장 근육 약화로 혈액을 체내로 보내지 못하는 심부전이 나타는데 이 합병증은 매독균과 연관성을 짓기가 어렵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신경매독 (Neurosyphilis)

3기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복잡한 형태로 뇌와 척수를 침범하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신경매독은 반드시 3기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고 2기 또는 잠복기 중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걷기 불안정,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기억력 감퇴, 성격 변화, 정신병적 증상, 치매, 시신경염 및 전전 신경 침범 시 시력저하, 실명, 청각 소실, 어지럼증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신경매독의 경우에는 신경 손상이 진행된 후 치료 후에도 회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3.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진단 방법

매독은 증상이 다양하고 때로는 알수조차 없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서만 확실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또한 Treponema pallidum균은 배양이 어렵기 때문에 직접 균을 키워 확인하지 않고 대부분 면역학적 검사로 간접확인을 합니다.

RPR(Rapid Plasma Reagin) 검사

먼저 RPR 검사입니다. RPR(Rapid Plasma Reagin) 검사는 매독을 진단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적인 혈액 검사 중 하나입니다. 이 검사는 Treponema pallidum 자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시 균에 의해 몸속에서 생성되는 ‘레아진’이라는 비특이적 항체를 측정합니다. 이 항체는 매독균이 인체 조직을 손상시킬 때 노출되는 지질 성분(cardiolipin)에 반응해 생겨나는 항체로, 감염 시 체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RPR 검사는 비특이적 검사(non-treponemal test)이기 때문에, 매독균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민감도는 높지만 특이도는 낮은 편이며, 실제로 매독 외에도 임신, 결핵, 홍역, 전신홍반루푸스(SLE), 간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확진용이 아닌 선별 검사(screeing test)로 주로 사용됩니다.

VDRL(Venere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 검사

RPR과 마찬가지로 비특이적(non-treponemal) 검사에 속하며,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검사는 RPR과 측정 원리는 거의 동일하지만, 검사 과정에서의 미세한 차이가 있고, 결과를 해석할 때 현미경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소 정밀한 기술이 요구됩니다.

VDRL의 가장 큰 장점은 혈청 검사뿐 아니라 뇌척수액(CSF) 검사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신경매독(neurosyphilis)이 의심될 때, 뇌척수액 내의 항체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표준적인 검사로 사용됩니다. 특히 신경계 침범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VDRL은 매우 중요한 진단 도구입니다.

민감도는 RPR과 비슷하지만, 검사 과정이 좀 더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하므로 일반적인 선별 검사보다는 특정 상황에서의 정밀 검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RPR과 VDRL을 함께 사용하거나, RPR로 선별 후 VDRL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기도 합니다.

FTA-ABS(Fluorescent Treponemal Antibody Absorption) 검사

FTA-ABS는 진단에서 사용하는 특이적 검사(treponemal test) 중 하나로, Treponema pallidum에 직접 반응하는 항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혈액 속 항체에 형광물질을 붙여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RPR이나 VDRL처럼 비특이적인 반응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매독균에만 반응하는 항체를 선별적으로 측정합니다.

FTA-ABS는 감염된 후 보통 3~4주가 지나면 양성으로 전환되며, 한 번 양성이 되면 치료 이후에도 평생 양성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즉, 치료가 완료된 이후라도 이 검사는 “과거에 매독균에 노출되었는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름에 포함된 ‘ABS(absorption)’는 검사 전에 비특이적인 항체를 제거하고, 남은 진짜 매독 항체만 측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로 인해 다른 질병과의 교차반응 가능성이 줄어들어 민감도와 특이도가 모두 높은 검사로 평가받습니다.

FTA-ABS는 일반적으로 RPR이나 VDRL에서 양성이 나왔을 경우 확진 검사(confirmatory test)로 사용되며, 이전 감염 여부를 판단하거나 잠복기 균을 추적할 때 유용합니다. 그러나 치료 경과를 추적하는 데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감염이 오래된 경우에도 여전히 양성으로 남기 때문에 치료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TPHA(Treponema Pallidum Hemagglutination Assay)와 TPPA(Treponema Pallidum Particle Agglutination) 검사

TPHA(Treponema Pallidum Hemagglutination Assay)와 TPPA(Treponema Pallidum Particle Agglutination) 검사도 FTA-ABS와 마찬가지로 특이적 항체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혈액 내 항체가 매독균 항원에 결합할 경우, 그 결합으로 인해 혈구가 응집되는 현상을 관찰하여 항체 유무를 판단합니다. TPHA는 고전적인 방식이고, TPPA는 더 현대적인 버전으로, 일부 기관에서는 TPHA를 TPPA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TPHA/TPPA 역시 한 번 양성이면 평생 양성으로 남을 수 있으며, 과거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합니다. 민감도는 FTA-ABS보다는 다소 낮지만, 검사 과정이 더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특히 FTA-ABS를 대체하여 확진 검사로 사용하거나, 잠복기와 같은 무증상 감염 단계를 확인하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검사명분류목적양성 시 의미
RPR비특이적스크리닝, 치료 효과 관찰현재 활동성 감염 가능성 있음
VDRL비특이적스크리닝, 신경매독 진단(CSF)현재 감염 또는 신경매독
FTA-ABS특이적확진, 감염 이력 확인감염 경험 있음 (현재 or 과거)
TPHA/TPPA특이적확진, 감염 이력 확인감염 경험 있음 (현재 or 과거)

Titre 과 항체 검사

이처럼 매독의 진단에서는 다양한 검사법이 단계별로 활용됩니다. 비특이적 검사인 RPR과 VDRL은 감염 시 생성되는 일반 항체를 확인하여 현재 감염의 활성을 추정하고,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되며, FTA-ABS나 TPHA/TPPA 같은 특이적 검사는 과거 감염 이력이나 확진의 근거를 제공하는 데 사용됩니다. 여기서 진단과 치료 평가의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타이틀(Titre)’이라는 개념과 항체 수치의 해석입니다.

진단에 사용되는 RPR(Rapid Plasma Reagin)이나 VDRL(Venere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 검사는 단순히 양성·음성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 속 항체의 양을 수치화하여 ‘타이틀(titre)’이라는 형태로 표시합니다. 이 수치는 치료 전과 치료 후의 항체 변화를 비교하여, 치료가 제대로 되었는지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의 치료 전 RPR 수치가 1:32였다면, 이는 환자의 혈청을 32배 희석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항체 반응이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체내에 매독에 대한 항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뜻하며, 현재 감염이 활발히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환자가 적절한 항생제 치료, 특히 표준 치료인 벤자틴 페니실린 G를 근육 주사로 맞은 후 몇 개월이 지나 다시 RPR 검사를 시행했을 때 수치가 1:4로 떨어졌다면, 이는 32에서 4로 감소한 것이며, 타이틀이 3단계(즉, 8배) 감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식으로 치료 후 일정 기간 내에 타이틀이 4배 이상, 즉 두 단계 이상 감소하는 경우, 이를 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명확한 치료 반응으로 간주합니다.

반대로 치료 이후에도 타이틀 수치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에는 치료 실패 혹은 재감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이 경우 추가적인 검사나 재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치료 후 경과 관찰을 게을리하면 잠복기나 3기로 넘어가는 것을 놓치게 되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주사 몇 번이면 끝인 치료과정

“The discovery of Penicillin” by Solis Invicti is licensed under CC BY 2.0.

매독은 감염 단계에 따라 증상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각 시기에 맞는 정확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Benzathine Penicillin G가 표준 치료약이며,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대체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이제 1기부터 3기, 그리고 잠복기까지 단계별 치료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1기 & 2기 매독 치료

치료는 Benzathine Penicillin G 2.4 million units를 근육에 1회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 한 번의 주사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합니다. 만약 환자가 페니실린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Doxycycline 100mg을 하루 두 번 14일간 복용하거나, Tetracycline 500mg을 하루 네 번 14일간 복용하는 대체 요법이 사용됩니다. 단, 임산부는 반드시 페니실린을 사용해야 하며, 알레르기가 있더라도 탈감작 요법 후 페니실린을 투여합니다.

잠복기 매독 치료

조기 잠복기의 경우, Benzathine Penicillin G 2.4 million units를 1회 근육 주사로 치료합니다. 반면 후기 잠복기 또는 감염 시점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Benzathine Penicillin G를 주 1회씩 총 3주에 걸쳐 3회 주사해야 하며, 총 투여량은 7.2 million units가 됩니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Doxycycline 100mg을 하루 두 번, 28일간 복용하는 대체 치료가 가능합니다.

3기 매독 치료

비신경계 3기 매독의 경우에는 Benzathine Penicillin G 2.4 million units를 주 1회씩 총 3주간(3회) 근육 주사하여 치료합니다. 반면 신경매독이 있는 경우에는 근육 주사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Aqueous crystalline Penicillin G 18~24 million units/day를 정맥주사(IV) 방식으로 10~14일간 투여해야 합니다. 이때는 4시간마다 나누어 주사하거나 지속적으로 주입하게 됩니다.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Ceftriaxone 2g을 정맥 또는 근육으로 10~14일간 투여할 수 있지만, 효과는 페니실린보다 낮기 때문에 신중히 사용해야 합니다.

치료 후 관리

모든 단계에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매독은 정기적인 추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치료 후 6개월, 12개월, 24개월에 걸쳐 RPR 또는 VDRL 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항체 수치의 감소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 수치가 치료 전보다 4배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한다면, 치료 실패 또는 재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검토와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 파트너에 대한 검사 및 치료 여부도 매우 중요하며, 치료 후 일정 기간 동안은 피임을 유지하고 성관계를 삼가고,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성병 검진을 통해 조기에 이상 여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실생활에서 가능한 감염 예방법

매독은 ‘치료 가능한 감염병’이지만,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독균은 단순한 체액이 아니라, 피부나 점막의 병변(특히 궤양이나 발진)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됩니다. 따라서 질, 항문, 구강 모두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으며, 외관상 병변이 없어 보여도 무증상 상태에서 전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콘돔 사용이 중요한데, 질이나 항문 삽입 시뿐만 아니라, 구강 성교 시에도 보호막(oral dam)을 사용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콘돔도 100%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병변이 콘돔이 가리지 못하는 부위(음낭, 항문 주변 등)에 있을 경우에는 여전히 전염 위험이 있어 성접촉이 활발하거나 파트너가 변경된 경우에는 6개월~1년 간격으로 성병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보건소, 산부인과 비뇨의학과에서 검사 가능하고 비용도 부담서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또한 매독은 한 번의 성접촉으로도 감염이 되기 때문에 파트너 수가 많을수록, 감염의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불특정 다수와의 성접촉, 특히 술이나 약물 사용 후 판단력이 흐려지는 상황에서는 콘돔 사용이 누락되거나, 감염병에 대한 경계심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가능한 한 정기적인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새로운 파트너와의 관계를 시작하기 전에는 서로 감염병 검사를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성병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해외 유입 감염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해외 여행 시에는 위생 환경이 열악한 지역 또는 성매매가 활발한 지역에서의 접촉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동남아시아, 서유럽 일부 국가 등에서 성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성관계 및 성병 검진을 받고 귀국하는 것도 현명한 예방법 중에 하나가 될 것입니다.

5. 꼭 기억해야 할 것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매독은 단순한 과거의 질병이 아닙니다. 페니실린의 등장 이후로 한동안 조용했던 이 감염병은, 최근 몇 년간 다시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와 해외 유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매독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감염병입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설령 궤양이나 발진이 생긴다 하더라도 통증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병은 점점 내부로 퍼져 뇌와 심장, 신경계까지 침범하게 되고, 이 단계에서는 치료가 늦을 경우 영구적인 후유증까지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혹시 나도 매독일까?”라는 의심이 생겨도 병원에 가기보다는 먼저 인터넷과 커뮤니티를 뒤지며 조용히 혼자 판단하려 합니다. 온라인에는 근거 없는 정보도 많고, 괜한 불안만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독은 단 한 번의 항생제 주사로 완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불안하다면, 병원에 가기 전에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당신의 건강과 마음을 지키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 “매독(Syphilis). 증상과 진단, 치료, 예방법까지 한 눈에 알아보기” 포스팅은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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