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형 당뇨병 예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당뇨병은 이제 노인에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환자 수와 합병증의 심각성은 이를 예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번 글은 당뇨병 전단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최신 연구와 전문가 권고를 바탕으로 2형 당뇨병 예방 전략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당뇨병의 위협과 2형 당뇨병 예방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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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형 당뇨병은 보통 당뇨병 전단계, 즉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 상태에서 적절히 관리되지 못했을 때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문제로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심혈관질환, 신부전, 망막병증, 그리고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작위대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에 따르면, 생활습관을 체계적으로 교정했을 때 당뇨병 발병률이 최대 6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식습관 조절과 운동을 통한 체중 감소는 2형 당뇨병 예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예방의 핵심은 단발성 행동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행동 변화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을 활용한 보조수단입니다.

인터넷 기반의 중재 프로그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음성 안내, 문자 메시지 등의 ICT 기반의 방법들은 단기적으로 혈당 개선과 체중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정기적인 상담과 맞춤형 피드백 제공 프로그램을 병행할 것을 권장합니다.

운동 역시 2형 당뇨병 예방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꾸준히 유지한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운동은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체중 관리와 대사 건강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이와 함께 체중 감량도 매우 중요한 예방 전략입니다. 특히 BMI가 23 이상인 과체중 상태일 경우, 체중의 단 5%만 감량해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70kg인 사람이 약 3.5kg만 감량해도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식사 요법운동의 병행입니다. 단독으로 식사요법을 하거나 운동만 하는 것보다, 두 가지를 함께 실천했을 때 가장 높은 예방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2형 당뇨병 예방과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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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약물 중재가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메트포민은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2형 당뇨병 예방 약물입니다.

11개의 무작위대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를 종합한 결과, 다양한 연구 설계와 조건에도 불구하고 여러 약물이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파이오글리타존, 리라글루타이드, 펜터민/토피라메이트 서방제형은 50%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약물 간 직접 비교 연구는 부족하여 어떤 약물이 우선적으로 권장되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메트포민의 경우,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뿐만 아니라, 합병증과 사망률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단기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권고를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약물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한, 현재 국내에는 2형 당뇨병 예방을 위해 공식적으로 허가된 약물이 존재하지 않으며, 약물을 중단할 경우 예방 효과가 소실되는 문제점도 함께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당뇨병 예방을 위한 약물 요법은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치료 계획 안에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2형 당뇨병 예방 연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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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습관과 생활 방식은 서양과는 많이 다릅니다. 밥과 국 중심의 식사, 좌식 생활, 야근과 늦은 저녁 등,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당뇨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외국 연구 결과를 그대로 가져다 쓰기보다는, 우리 몸과 삶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했는데, KDPS 연구(Korean Diabetes Prevention Study)는 한국인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KDPS-hLSM(Korean Diabetes Prevention Study – hospital-based Lifestyle Modification program)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식사, 운동, 행동요법’을 따로따로 다루는 게 아니라, 세 가지를 한데 엮어서 통합적으로 접근합니다. 6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체중이 줄고, 혈당 같은 대사 지표도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KDPS-hLSM의 방식은 단순한 다이어트와는 다릅니다. 먼저 영양사가 개개인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핀 후에, 정말 나에게 맞는 식단을 만들어 줍니다. 단순히 “탄수화물 줄이세요”가 아니라, 우리가 즐겨 먹는 반찬이나 간식까지도 환자와 조율하여 지속 가능한 식단으로 변경합니다.

다음은 운동입니다.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가벼운 근력 운동 같은 것들 입니다.

마지막으로, KDPS 프로그램의 핵심 중 하나는 ‘ICT 기술을 활용한 행동 변화’입니다. 식사나 운동 계획이 아무리 완벽해도, 꾸준히 실천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누구나 경험하듯, 혼자서 건강한 습관을 지키는 건 정말 어렵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디지털 도구를 통해 따뜻하게, 꾸준히 응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먼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체중, 식사, 운동을 기록하면,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맞춤 피드백을 줍니다. “이번 주 단백질 섭취가 조금 부족했어요. 두부나 계란을 더 드셔보세요.”처럼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을 해줍니다.

또한 전화나 화상 상담을 통해, “요즘 바쁘시죠? 출퇴근길 계단 오르기부터 시작해보세요.”처럼 일상에 맞는 대안을 함께 찾고,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듭니다.”, “당신의 오늘이 내일을 바꿉니다.” 같은 짧고 힘이 되는 문장들도 잊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 변화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같은 식단을 먹고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지지의 힘이 더해집니다.

나가며

이상으로 2형 당뇨병 예방을 위해 알아야 하는 3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2형 당뇨병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며, 핵심은 체중 관리, 꾸준한 운동, 그리고 생활 속 실천입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과 전문가의 도움을 더한다면 당뇨 예방은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글을 보신 당뇨 분들께서 작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대한당뇨병학회의 2023 당뇨병 관리 지침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