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당뇨 발가락 괴사’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당뇨 발가락 괴사’의 위험성과 그 관리법에 대해 누구보다 쉽게, 하지만 깊이 있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당뇨 발가락 괴사 왜 생길까?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만 높아지는 질환이 아닙니다.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는데, 그 결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 바로 ‘발가락’입니다.
왜 하필 발가락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발가락은 심장에서 가장 먼 말단 부위로 혈액 공급이 가장 느리고 약한 곳입니다. 둘째, 발에는 수많은 감각신경과 자율신경이 집중되어 있는데, 당뇨로 인해 이 기능이 떨어지면 감각이 무뎌져 상처가 나도 느끼지 못합니다.
즉, 작고 별것 아닌 상처 하나가 괴사로, 심하면 절단까지 이어지는 비극적인 시작점이 되는 것입니다.
진짜 무서운 건 당뇨 발가락 괴사의 ‘무증상 진행’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약 15~25%가 ‘당뇨발’로 알려진 족부병증을 경험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중 절반 가까이는 ‘발가락’에서 첫 증상이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당뇨 발가락 괴사의 위험 신호가 울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 발가락 끝이 시리거나 찌릿한 느낌
- 피부색이 붉거나 어두운 자주색, 검은색으로 변함
- 발톱 주위에 고름, 통증, 붓기
- 굳은살이 갈라지거나 악취가 남
- 발가락 감각이 무뎌지거나 통증을 못 느낌
이런 증상은 이미 말초신경병증과 혈액순환 장애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긴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당뇨 발가락 괴사 절단 수술로 이어지는 가장 흔한 시나리오입니다.
당뇨 발가락 괴사의 진단 과정?
당뇨병이 있는 분들 중에 발가락이 검게 변하거나 통증 없이 부어오른다면, 이것이 단순한 부상이나 물집이 아니라 당뇨발가락 괴사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무서운 괴사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 과정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은 당뇨병 환자의 족부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체계적인 단계를 거쳐 진단을 내리게 되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진과 문진
첫 번째 단계는 시진과 문진입니다. 이는 의사가 눈으로 보고, 환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는 발가락의 색이 검붉거나 자줏빛으로 변했는지, 혹은 이미 검게 괴사한 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또한 부종이 심하거나 고름 같은 분비물이 있는지도 살펴보며, 이전에 궤양이나 절단을 한 경험이 있었는지도 묻습니다.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 감각신경이 손상되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증이 없다고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프지 않다’는 것이 더 위험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10g 모노필라멘트 검사
두 번째는 신경학적 검사, 특히 10g 모노필라멘트 검사가 시행됩니다. 이 검사는 발바닥의 특정 부위에 아주 가벼운 힘으로 가느다란 실을 눌러 감각이 있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당뇨병 신경병증을 진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만약 이 검사에서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보호 감각이 이미 소실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괴사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128Hz 튜닝포크를 이용한 진동 감각 검사, 바늘로 살짝 찔러보는 통각 검사, 그리고 온도 감각 테스트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으며, 발목의 반사(Achilles Reflex)도 감소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신경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명확한 징후입니다.
3. 혈관 평가
세 번째로는 혈관 평가, 즉 말초혈관질환(PAD) 동반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당뇨 발 괴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혈류 차단이기 때문에, 이 단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도플러 초음파로 발 쪽 혈관의 흐름을 측정하는 것이며, 여기에 발목상완지수(ABI)라는 지표를 통해 혈류의 세기를 평가합니다.
ABI가 0.9 이하라면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며, 이 경우 CT혈관조영술이나 MRA 같은 정밀 영상검사를 추가로 시행합니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고 있다면, 또는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력 등이 있다면 반드시 이런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혈관 문제로 인해 괴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감염 및 괴사 조직 평가
네 번째 단계는 감염 및 괴사 조직 평가입니다. 괴사가 진행 중인 부위에 감염이 동반되면, 상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치료도 복잡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는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 시 엑스레이(X-ray)나 MRI를 찍어 골수염(뼈에 염증이 생긴 상태)이 있는지 평가합니다.
또, 상처 부위에서 채취한 분비물을 배양해서 어떤 세균이 감염되었는지도 검사합니다. 이 단계는 감염성 괴사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5. 고위험 분류와 치료 결정
마지막 다섯 번째는 고위험군 분류와 치료 결정입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가 고위험군인지 평가하게 되며, 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에 궤양이나 절단 경험이 있는 경우, 감각이 소실되어 있는 경우,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 시력이 나쁘거나 신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 흡연을 하고 있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있는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괴사의 범위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상처 부위를 깎아내는 변연절제술, 혈관을 뚫어주는 중재술, 심할 경우 절단 수술까지 고려하게 됩니다.

위 당뇨 발가락 괴사 포스팅은 대한당뇨병학회의 2023 당뇨병 관리 지침 8판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