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r. Lee’s trivia 입니다. 오늘은 당뇨병 환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그러나 자주 간과되는 의학적 위기 상황, 바로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uglycemic Diabetic Ketoacidosis, EDKA)’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EDKA는 일반적인 당뇨병성 케톤산증(DKA)과 비슷하지만 진단기준이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무증상 속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원인, 증상, 치료법까지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되실 것입니다.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정의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은(EDKA) ‘혈당 수치가 250mg/dL 이하인 상태에서 심각한 대사성 산증과 케톤혈증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케톤산증은 혈당이 높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EDKA는 혈당이 정상이거나 오히려 낮은 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이 매우 어렵고 치료가 지연되기 쉽습니다.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발생 기전과 원인
EDKA는 일반적인 케톤산증처럼 인슐린 부족과 글루카곤 등의 대항 호르몬 증가로 인해 발생합니다. 인슐린이 부족해지면 지방이 분해되고, 그 결과로 케톤체가 대량으로 생성되며 이로 인해 산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EDKA의 무서운 점은 혈당이 낮거나 정상이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 심지어 의료진도 쉽게 이 상태를 간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치료 지연으로 이어져 중증 탈수, 쇼크,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SGLT2 억제제입니다. 이 약물은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여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반대로 체내의 탄수화물 이용 능력을 떨어뜨리고, 간접적으로 인슐린 수치를 감소시키는 작용도 합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글루카곤의 농도가 높아지고, 결국 지방 분해와 케톤체 생성이 유도되어 EDKA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이 약물을 복용하면서 음식 섭취가 줄거나, 감염 또는 수술과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 겹치면 위험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SLGT2 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위고비를 맞는 환자들에게서 EDKA가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증상과 진단

EDKA는 증상조차도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는 메스꺼움, 구토, 복통, 숨 가쁨, 심한 피로감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숨에서 과일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정상이기 때문에 당뇨와 관련된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병원에 오더라도 단순한 위장염이나 감기로 오인되어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흔합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당뇨병 환자가 갑작스럽게 메스꺼움, 구토, 복통, 무기력증, 호흡곤란 등을 호소할 경우 반드시 혈청 케톤체 농도와 pH, 전해질 수치를 확인해야 하며, 특히 혈당이 정상일지라도 EDKA를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혈청 β-하이드록시부티르산 수치가 3mmol/L 이상이면서 pH가 7.3 이하이고 중탄산염 수치가 18mEq/L 이하라면, 이는 명백한 EDKA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치료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신속한 수액 공급과 인슐린 투여, 그리고 포도당 보충입니다. 일반적인 DKA 치료에서는 혈당이 높은 것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EDKA에서는 오히려 혈당이 너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치료 초기부터 D5% 또는 D10%와 같은 포도당 수액을 동시에 투여하며 인슐린을 주입해야 합니다. 인슐린은 케톤체 생성을 억제하고 산증을 교정하는 데 필수적이므로 혈당이 정상이더라도 절대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EDKA 환자는 대부분 체내 칼륨, 마그네슘, 인 등의 전해질이 결핍되어 있으므로,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보충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더불어 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라면, EDKA 진단 즉시 해당 약물을 중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약물은 회복될 때까지는 절대 다시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의 집중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며, 치료는 대개 케톤체 농도가 정상화되고 음이온 갭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됩니다.
정상혈당 당뇨성 케톤산증(EDKA)의 감별진단과 예후
EDKA는 알코올성 케톤산증, 젖산산증, 기아성 케톤산증 등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신 후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알코올성 케톤산증과 혼동될 수 있으나, 당뇨병 유무와 혈당, 케톤체 수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진단을 내려야 합니다. 만약 진단이 지연되면, 환자는 지속적인 구토로 인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예후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임산부나 소아,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위험도가 높습니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은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에 금식이나 구토 같은 사소한 원인만으로도 쉽게 EDKA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는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쳐 유산이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무리
이러한 이유로 환자 스스로도 교육을 통해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음식 섭취가 어렵다면 반드시 케톤 측정기를 이용하여 소변이나 혈중 케톤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구토, 복통,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하며, 의료진 역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평소보다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EDKA는 보기 드문 질환이지만, 한 번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특히 ‘혈당이 정상이니까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가장 큰 적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을 통해 정상혈당이라도 방심할 수 없는 당뇨병의 복병, EDKA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혈당 수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꼭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 명심해주세요.
위 포스팅은 NIH의 Euglycemic Diabetic Ketoacidosis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